윈터 유콘 오로라 6일

내가 몰랐던 신세계, 유콘으로의 겨울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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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KON

캐나다 북부의 광대한 땅은 여전히 미지의 세계로의 모험을 떠날 수 있다. 대자연이 그려내는 신비한 오로라와 겨울 액티비티를 만끽할 수 있는 완벽한 준비가 된 유콘은 진정한 윈터 원더랜드다.

유콘 준주

윈터 유콘 오로라 6일
  1. 기간 5박6일
  2. 장소 화이트호스, 도슨시티
  3. 현재 기온 6.8°C

여행 DAY-1

화이트호스 시내 관광과 오로라

밴쿠버에서 국내선을 갈아타고 2시간반 남짓 날아 순백의 세상 화이트호스에 내렸다. 숨겨진 보석같은 여행지인 유콘. 캐나다 오로라하면 옐로나이프가 더 많이 알려져있으나 오로라 외에도 더 많은 이색체험이 가능한 색다른 여행지 유콘으로의 여행을 결정했다. 특색있는 다운타운과 야생 속 노천 온천 그리고 야생동물 보호지역 등 인생에서 꼭 한 번쯤은 해보고 싶은 이색적인 경험이 많은 유콘 준주다. 캐나다 북부에서 가장 큰 도시라는 타이틀과 달리 인구 3만명이 사는 화이트호스의 첫인상은 아기자기하고 아담했다. 

 

화이트호스는 1889년 골드러시 탐험가들이 모여들어 만들어진 도시로 100여년 전 머나먼 이 곳까지 올 수 있는 방법은 강뿐이었다. 그 흔적을 만날 수 있는 유콘 강변의 대형증기선 S.S. 클론다이크 S.S. Klondike National Historic Site 를 찾았다. 금광을 꿈꾸며 화이트호스로 모여든 수많은 사람들이 이 증기선을 타고 가재도구를 싣고 유콘 강을 거슬러 올라왔겠지. 물 위에서 뭍으로 올라온 배를 보며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100여년 전 당시 모습을 상상하며 유콘 방문자안내센터를 향했다. 관광지 중에 시즌제로 운영하는 곳이 많기 때문에 화이트호스에서 방문자센터는 필수 코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지 투어 정보를 얻고 도슨시티 머무는 3일간 무료로 사용할 시내 파킹 패스도 받을 수 있다. 원주민 예술 등 다양한 갤러리를 둘러볼 예정이라면 유콘 예술가 리스트와 작품을 소개한 "Art Adventures on Yukon Time "도 꼭 살펴봐야 한다. 지도와 함께 오로라를 관찰할 수 있는 핫스폿 정보도 얻을 수 있다. 

시내는 천천히 걸어도 2시간이면 다 둘러볼만한 크기였다. 예쁘게 꾸며진 집들과 건물, 갤러리, 박물관 곳곳에 그려진 벽화들에서 개척 시대의 발자취가 느껴졌다. 중심가에 위치한 맥브라이드 박물관(MacBride Museum)은 북극곰과 야생늑대 같은 박제된 동물들과 과거 원주민들이 만든 수공예품이 전시돼 있었는데 마치 작은 통나무 집으로 들어가 과거 시간여행을 떠난 것 같았다. 이 곳에서는 빙하 시대로의 여행도 가능하다. 공항 근처의 유콘 베링기어 자연사 박물관 Yukon Beringia Interpretive Centre에서는 맘모스를 비롯해 다양한 빙하기 동물 화석과 박제들을 만날 수 있다. 


눈길을 걷느라 다리에 힘을 줘서인지 배가 출출해졌다. 화이트호스는 캐나다에서 흔히 먹는 스테이크, 햄버거부터 알래스카 연어, 사슴고기, 엘크고기 등 극지방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먹거리가 가득했다. 북국에 가까워 먹을 걸 걱정했던 것과 달리 스타벅스와 맥도날드, 서브웨이 같은 프랜차이즈에 중국집, 일식집, 대형마트까지 있을 건 다 있었다. 현지인이 추천한 앙투아네트 Antoinette’s 로 향했다. 카리브해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이 곳은 이국적인 카리브 요리 전문점이다. 카리브풍 치킨과 연어 타르타르를 주문했는데 정말 맛있었다. 이 겨울 왕국에서 카리브해 맛을 볼 것이라고 상상이나 했겠는가. 


이제 이 여행의 목적이기도 한 오로라 마중을 나갈 시간이다. 해가 진 밤 8시 반에 숙소 앞에서 셔틀버스에 올랐다. 시내 호텔을 돌며 여행객들을 픽업해 오로라 스팟으로 출발했다. 시내에서 20분만 나가도 칠흙 같은 어둠이 내려앉았다. 전세계에서 모인 사람들이 한 꿈을 안고서 벌판으로 이동했다. 오로라 오발 지역에 위치한 화이트호스는 백야가 있는 시기를 제외하고는 1년 내내 오로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몸을 녹일 수 있는 간이휴게소 티피에서 따뜻한 차로 몸을 녹인 후 카메라를 들고 북쪽 하늘을 바라보며 서성였다. 새벽 1시 옅은 오로라가 보이기 시작했다! 첫날부터 오로라가 나타나다니. 시작부터 느낌이 좋다. 강력한 오로라는 아니었지만 충분히 사진을 찍은 후 바로 호텔로 돌아왔다. 여행 첫날이니 너무 무리는 말아야지. 내일은 또 어떤 하루가 눈 앞에 펼쳐질지 기대하는 와중 나도 모르는 사이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여행 DAY-2

이게 진정한 북극 체험이지! 개썰매와 얼음낚시

오전 7시에 문을 여는 베이크드 카페 Baked Cafe에서 막 구워낸 빵들과 하루를 시작했다. 현지인들 사이에서도 유명한 빵집 겸 카페라더니 아침일찍부터 사람들로 붐볐다. 신선한 샐러드, 과일을 넣어 만든 머핀과 향긋한 커피가 모두 맛있었다. 여행 내내 커피 한잔과 휴식이 필요할 때마다 아지트가 되어준 곳이다. 


아침이라 날은 추웠지만 풍경은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유콘 강가를 따라 산책을 나섰다. S.S. 클론 다이크 유적지를 지나 밀레니엄 트레일 Millenium Trail 을 따라 걸었다. 이 길은 캐나다 전역을 연결하는 장장 24,000km의 트랜스 캐나다 트레일(Trans-Canada Trail)과도 연결된다고 했다. 한참을 강변을 따라 걸었더니 다시 시작점으로 돌아왔다. 여름에 특히 인기 있는 밀레니엄 트레일은 매년 30만명 이상이 걷는 길이라더니, 추위에도 한번쯤 도전해볼만한 인상적인 산책 길이었다. 


캐나다 겨울에 꼭 해봐야 한다는 개썰매 투어 Muktuk Adventures 에 참가했다. 스릴 넘치는 투어도 좋았지만 허스키 개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무엇보다 즐거웠다. 유콘에서는 북미에서 가장 유명한 개썰매 경주가 열린다고 한다. 매년 2월 열리는 유콘 퀘스트 Yukon Quest 인데 화이트호스를 출발해 1800km 떨어진 알래스카의 페어뱅크스까지 열흘이상 개썰매를 타고 달리는 국제 대회다. 유콘 퀘스트에서 우승했던 이력이 있는 개썰매 팀과 함께 투어를 하니 마치 세계 개썰매 선수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개썰매 유의사항에 대해 간단한 설명을 듣고 내가 탈 개썰매를 끌어줄 허스키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어렵지 않은 코스는 직접 썰매를 몰아볼 수도 있는데 브레이크 밟는 법을 유념해야 한다고 한다. 개들의 덩치가 작다고 만만히 봤다가는 엄청난 속도에 자칫 넘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2인 1조로 6마리의 개가 이끄는 썰매를 타고 코스를 출발했다. 겨울 태양이 다이아몬드처럼 반짝였다. 그림 같은 호수와 설원을 달리며 탄성이 절로났다. 세상에 허스키들의 자박자박 발자국 소리와 짖는 소리, 그리고 바람 소리만 존재했다. 할말을 잃게 하는 풍경이 눈 앞에 펼쳐졌다. 이 모든 게 유콘을 선택한 여행자의 특혜 같았다. 3일 이상 떠나는 개썰매 여정도 있다고 해서 다음 유콘 여행 버킷리스트에 담아두었다. 

 

점심에는 얼음낚시 투어를 했다. 우선 호수 중앙까지 가기 위해 스노모빌을 타고 얼음 빙판을 달렸는데 바다 위에서 달리는 수상스키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호수 중앙에 도착해 빙판에 구멍을 내고 낚싯줄을 내렸다. 햇살을 즐기며 휴식인지 낚시인지 모를 여유로운 시간에 빠졌다. 무지개 송어를 비롯해 여러 종류의 물고기가 있으나 겨울에는 주로 작은 녀석들이 잡힌다고 했다. 한 시간이 지났을까.. 낚시줄은 몇번 흔들리긴 했으나 건져보면 물고기가 없었다. 아쉽게도 한마리도 낚지 못했다. 아쉬운대로 호숫가의 불을 지피고 훈제된 소시지 바비큐를 먹으니 캠핑을 온 것 마냥 즐거웠다. 


하루 종일 밖에 있었더니 피곤해서 잠시 숙소에 들러 휴식을 취했다. 낮잠을 자고 일어나니 다시 찾아온 오로라의 시간. 오로라 관측지로 가는 길에 우리는 한껏 기대에 부풀었다. 오늘 밤 오로라의 세기가 강할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버스를 타고 함께 이동해 벌판에 모였다. 휴게실에서 몸을 녹이고 밖에서 얼어붙은 카메라를 만지며 서있기를 반복했다. 저 멀리 언덕 쪽에서 꿈틀대는 빛을 발견했다. 오로라다! 재빨리 카메라 방향을 틀고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 세팅을 확인했다.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커져 고개를 들자 바로 눈 앞에서 빛이 춤을 추고 있었다. 녹색빛의 장막은 눈부실 정도로 밝게 물결치고 있었다. 모든 사람들이 소리죽인 채 꿈같은 이 시간을 붙잡으려는 듯 보였다. 오로라가 사라지고 나서도 한참을 움직이지 못했다. 혹자는 오로라에 샤워를 한다고 표현하던데 어떤 의미인지 이제 이해가 되었다. 

여행 DAY-3

야생동물도 보고 노천탕에서 오로라를 만난다

화이트호스에서 3일째 날이 밝았다. 유콘 야생동물을 보기 위해 화이트호스에서 북쪽으로 25 분 거리에 있는 유콘 야생동물 보호구역 Yukon Wildlife Preserve에 도착했다. 흔한 동물원을 생각했는데 드넓은 초원이 펼쳐져 있는 허허벌판이었다. 이렇게 넓은 곳에 자유롭게 방목하여 관리되는 야생동물들을 보니 우리나라 동물원에서 좁은 공간에 갇혀있는 동물들이 너무 불쌍했다. 동물들을 본격적으로 보기 위해 봉고차같이 생긴 전용 차량에 탔다. 거대한 뿔이 달린 무스와 절벽을 타는 산양, 백여우와 독수리 같은 동물원에서도 흔히 볼 수 없는 북극 지방 동물들을 볼 수 있었다. 차량을 타고 이동하다가 동물이 보이면 내려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 귀엽고 신기한 모습의 동물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이제는 김이 나는 뜨거운 풀에 몸을 담가보기로 했다. 지역 주민들과 여행자들이 모두 좋아하는 타키니 온천 Takhini Hot Pools은 야생동물 보호구역 근처라 금방 도착했다. 입구에 들어서니 기발한 모양으로 얼어버린 머리와 함께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지은 사람들의 사진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물 속에 머리를 담갔다가 꺼내면 곧바로 머리카락이 얼어 재밌는 사진을 찍을 수 있는데 매년 2월에는 대회까지 열린다고 한다. 평균 온도 섭씨 36도에서 42도의 따뜻한 온천에 앉아 있으니 뼛속까지 스며든 냉기가 빠져나가는 듯 개운했다. 설원을 바라보니 지상낙원이 따로 없었다. 개장 시간이 밤 10시까지여서 온천수에 몸은 담근 상태로 앉아 오로라를 만나는 이색체험 역시 인기라고 했다. 


머리카락 얼리기 대회도 기발하지만 북부스타일의 겨울 축제도 흥미롭다. 사워도우 랑데뷰 축제 Sourdough Rendezvous Festival는 현지인들이 가장 손꼽아 기다리는 겨울 이벤트로 개척자들의 정신과 문화 유산을 기념하는 축제다. 2월 중 1주일간 열리는 이 축제는 전기톱, 냉동 칠면조 볼링 같은 이색적인 이벤트가 펼쳐진다고 하니 다음 번에는 미리 축제 일정을 확인해 재밌는 구경을 놓치지 말아야 겠다. 

마을로 돌아와 유콘 브루어리 Yukon Brewing 투어를 했다. 시내에 있는 이 양조장은 소박한 가정집을 닮은 모습이었다. ‘Two Brewers’와 ‘Yukon Spirits’ 라벨이 붙은 유콘 맥주는 캐나다 전국을 넘어 맥주의 본국인 독일에까지 수출되고 있다고 한다. 투어를 마치고 유콘 여행 기념품으로 몇 병 구입했다.


화이트호스에서의 두번째 숙소는 호수를 품은 인 온 더 레이크 Inn on the Lake다.  숙소는 차로 약 30분 정도면 갈 수 있는데 마쉬 레이크 (Marsh Lake) 기슭에, 일주일 아무 생각없이 평화롭게 머물고 싶은 예쁜 통나무 집이었다. 어두운 밤이 되면 다시 오로라 타임이다. 새벽녘에 잠을 깼다. 운이 좋게도 창밖에 희미한 오로라가 출렁대는 순간이었다. 세상에 나와 오로라 둘만 남은 듯 감동이 밀려왔다. 늦은 시간이지만 커피를 내려 음미하며 오로라가 사라질때까지 쳐다봤다. 영화의 한 장면 속 주인공이 된 것만 같다.  평화로우면서도 신비한 지금 이 순간이 이번 겨울 유콘 여행의 백미가 아닐까.  


유콘에서는 비행기를 타고 오로라를 보는 경험도 시즌에 따라 가능하다고 한다. 오로라360 Aurora 360은 매년 오픈 시기가 달라지는데 구름 위로 올라가서 오로라를 구경하는 투어로, 오로라 관측 확률은 100%다. 전세계에서 오로라 비행기를 운영하는 곳으로는 유일한 곳이라고 하니, 정말 특별한 경험일 것 같다. 나중에 오로라 비행기에서 프로포즈를 한다면 어떨까? 거절할 수 없는 프로포즈가 되지 않을까 싶다. 

여행 DAY-4

도슨시티, 골드러시의 향수

화이트호스에서 경비행기를 타고 40분만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골드러시 타운 도슨시티 Dawson City 에 도착했다. 눈 안개가 낀 도시와 알록달록한 건물들은 마치 서부 영화 속 세트장에 온 느낌이었다. 


도슨시티는 전 세계적인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클론다이크 골드러시가 시작된 역사적인 도시다. 1898년에는 부푼 꿈을 안고 온 채굴꾼들이 4만 명에 이를 정도였는데 당시에는 밴쿠버보다도 큰 도시였다고 하니 상상이 안 된다. 엄청난 호황을 누렸던 도슨시티는 호텔과 술집들이 들어섰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매장량이 급격히 줄고 사람들은 순식간에 떠나갔다. 현재는 1800여명의 주민들이 마을을 지켜나가며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다. 


캐나다 국립유적지인 도슨시티는 형형색색의 건축물들 사이로 여전히 골드러시의 흔적이 곳곳에 잘 보존되어 있었다. 다운타운의 오로라 인 Aurora Inn 에 체크인하고 눈으로 뒤덮인 도슨시티를 산책했다. 작은 통나무 집에서 긴 겨울을 지냈을 당시 사람들을 상상하는 건 골드러시 시대 소설책을 읽듯 재미있었다. 눈 쌓인 길을 걸어가며 유럽식 오페라하우스인 그랜드 극장 Palace Grand Theatre을 지나 유콘강에 걸쳐진 아이스 브릿지도 건너보았다.

호텔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다이아몬드 투스 거티 Diamond Tooth Gertie’s Gambling Hall 라는 카지노에 들렀다. 1971년 개장한 카지노는 클론다이크 시대 스타일로 꾸며져 흥미로웠다. 카지노에서 사람들은 포커게임을 즐기고 캉캉춤을 관람하며 옛 향수 속에 빠져들지도 모르겠다. 


도슨시티의 진짜 모험은 늦은 밤부터 시작됐다. 이 곳 또한 화이트호스처럼 캐나다에서 오로라를 볼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숙소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해발 887m의 미드나잇 돔Midnight Dome 뷰포인트를 향했다. 밤하늘을 360도로 감상할 수 있는 이 곳은 포토그래퍼들이 즐겨 찾는 곳. 작고 아담한 타운이 한 눈에 내려다 보였다. 얼마나 기다렸을까. 초록띠가 춤을 추며 떠오르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정말 신기한 것이, 초록빛이 아니라 붉은 빛의 오로라였다는 점이다. 노을도 아니고 하늘이 붉게 물드는 이 광경이라니... 나중에 현지인에 듣기로는 녹색보다 붉은색이 에너지 레벨이 훨씬 더 높은 오로라라고 하며 행운이 곧 찾아올거라고 얘기해주며 웃었다. 도슨시티에서 만난 붉은 오로라를 행운의 조각으로 마음에 담아가야겠다.

여행 DAY-5

유콘 대자연이 전하는 서사시

도슨시티에서 가장 인기 많은 겨울 액티비티는 역시 개썰매다. 이 곳 역시 유콘 퀘스트 대회에서 36시간을 머무르는 곳이다. 하지만 우리는 화이트호스에서 겨울 액티비티를 충분히 즐겼기에 도슨시티에서는 이 곳만의 북극 경관을 만나고 싶은 갈망이 컸다. “북쪽의 파타고니아”라고 불리는 툼스톤 주립공원 Tombstone Territorial Park으로 가는 투어에 참가했다. 국내에는 많이 알져지지 않았지만 여름부터 가을까지 유콘 최고의 자연을 만날 수 있어 전 세계 여행자들이 방문하는 코스다. 겨울에는 예약을 통해서만 투어가 가능하다. 


차를 타고 한 시간쯤 달렸을까. 댐스터 하이웨이 Dempster Highway를 알리는 표지판이 보였다. 이 곳이 캐나다에서 가장 북극과 가까운 포트 맥퍼슨 Fort McPherson을 거쳐 이누빅Inuvik까지 약 671km에 걸친 북극으로 가는 관문이라고 했다. 부드러운 산세의  툼스톤 공원은 겨울에도 경이로운 자연을 품고 있었다. 여름에는 보석처럼 빛나는 청록색을 띌 호수는 지금은 새하얗게 눈이 덮혀있었다. 조용하고 웅장한 자연 앞에 서니 이것이 진정한 태고의 자연이구나 마음까지 힐링이 되는 기분이었다. 

투어에서 돌아와 알케미 카페 Alchemy Café 에서 라떼를 한 잔을 즐기며 도슨시티의 차분한 분위기를 바라보았다. 이제 유콘에서의 여정이 끝나간다. 아쉬움을 안고 다운타운을 둘러보며 기념품 샵에서 원주민들이 만든 수공예품 선물을 준비했다. 피바디 포토 팔러 Peabody Photo Parlour 사진관에 들러 골드러시 당시의 복장을 입고 흑백사진을 찍을 수 있었는데 무척 색다른 경험이었다. 


마지막은 도슨시티에서만 가능한 도전을 하기로 했다. 사우어토 칵테일 Sourtoe Cocktail을 마시러 다운타운 호텔 바를 찾았다. 절인 발가락을 술과 함께 마시는 일종의 담력시험 같은 것이다.  최초의 발가락은 금주법 시대에 알래스카로 밀주를 밀수출하려다 동상에 걸린 남자의 것이었다고 하는데, 현재는 마을 사람들이 사고를 당하거나 죽은 사람의 발가락을 기증한다고 한다. 규칙은 술잔에 댄 입술과 발가락이 닿아야 한다는 것 그리고 절대 삼키지 말라는 것. 누가 미라가 된 발가락을 삼킬까 싶지만 가끔 무모한 도전자들이 세계 뉴스를 장식하기 한다니 웃음이 났다. 우리 역시 눈을 딱 감고 한번에 마셔 주위 사람들의 박수를 받았다. 증명서도 발급해주니 한번 쯤은 기념으로 도전해봐도 좋을 것 같다.

여행 DAY-6

굿바이 유콘!

아침에 일어나 마지막으로 소설 속 마을 같은 도슨시티에서의 마지막 커피 한잔을 마신 후 경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경비행기에서 내리면 화이트호스, 그리고 화이트호스에서 밴쿠버까지 비행기를 타고 또 경유해야 한국땅에 도착한다. 두번의 경유 만큼이나 도슨시티는 정말 다른 세상에 간 것만 같은 여행이었다. 


이렇게 유콘에서의 특별한 겨울 여정이 모두 끝났다. 환상적인 별빛 가득한 하늘과 춤추는 오로라를 볼 수 있는 유콘을 떠나기 너무 아쉽다. 아쉬운대로 경유지인 밴쿠버에서 추가 겨울 여행을 즐기기로 했다. 


나의 인생 여행은 이제 유콘 겨울과 오로라를 만나기 전과 후로 나뉘게 될 것만 같다. 많은 사람들이 가보지 못한 이색 여행지를 가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