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터 퀘벡시티 7일

캐나다 퀘벡의 어느 멋진 겨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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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EBEC CITY

퀘벡시티는 겨울만 되면 생각나는 여행지다. 400년 넘는 풍부한 역사적 배경과 얼음호텔 등 퀘벡만의 감성 넘치는 겨울 풍경. 게다가 프랑스 정통 레스토랑과 본고장인 퀘벡에서 맛보는 푸틴, 수제맥주와 디저트 맛집들까지! 퀘벡시티만큼 눈도 즐겁고 입도 즐거운 겨울여행지가 또 있을까.

퀘벡 주

윈터 퀘벡시티 7일
  1. 기간 7박8일
  2. 장소 퀘벡시티, 몽모렌시 폭포, 몽생땅, 오를레앙 섬
  3. 현재 기온 17.9°C

여행 DAY-1

북미에서 가장 아름다운 올드퀘벡을 걷다

진정한 윈터 원더랜드로 겨울 여행을 떠났다. 반짝이는 조명과 아기자기한 장식이 눈 쌓인 거리를 채운 퀘벡시티는 동화 속 크리스마스 마을에 온 것마냥 눈부셨다. 얼음과 눈의 환상적인 세계인 얼음호텔에서 머물 생각에 흥분이 됐다. 시내에서 30분만 가면 놀라운 설원에서 즐길 스키와 스노보드, 스노슈잉, 스노우 튜빙과 슬라이딩, 스케이팅, 노르딕 스파, 개썰매, 얼음낚시, 펫바이킹(눈 위에서 자전거 타기)까지 즐길 거리가 너무 많아 퀘벡은 겨울을 위해 태어난 도시가 아닐까 착각이 들 정도다. 대자연에서 아드레날린이 샘솟는 모험을 하고 돌아와 맛집들에 들러 아늑한 시간을 갖기에도 충분했다. 벽난로 옆 자리에 앉아 와인 한 잔과 오랜 전통의 퀘벡 요리도 맛보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푸틴과 진한 수제맥주를 곁들이니 퀘벡에선 배고플 틈이 없다. 분명 퀘벡보다 핫초코가 맛있는 도시는 전 세계에 없을 것이다. 


 '북미의 파리'라 불리는 퀘벡시티는 프랑스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인지 유럽 감성이 짙게 묻어나는 곳이다. 북미 유일의 성곽 도시로 198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도 등재됐다. 400년 역사가 숨쉬는 자갈길을 직접 걸어볼 생각에 설렌다. 퀘벡을 돌아보는 가장 좋은 여행법은 걷는 것이다. 퀘벡의 역사를 제대로 알고 싶어 가이드 투어 Old Quebec Guide Tour에 참여했다. 퀘벡시티는 크게 어퍼타운 Upper town과 로어타운 Lower town 두 지역으로 나뉘는데 대부분의  퀘벡시의 명소는 어퍼타운 구시가에 집중돼 있다. 아담한 성문을 지나니 겨울왕국에서의 멋진 산책이 시작됐다. 2시간 동안 아기자기한 올드 퀘벡 Old Quebec을 걸으며 아름다운 도시와 첫인사를 나누었다. 퀘벡 사람들은 눈 쌓인 골목길도 성큼성큼 잘 걷는데 나는 이제 걸음마를 뗀 아이처럼 걸음을 걸어 웃음이 났다. 

첫날 머물 곳은 어퍼타운 중심에 우뚝 솟은 호텔 페어몬트 샤또 프롱트낙 Fairmont Le Chateau Frontenac이다. 도시 어디를 가도 퀘벡시티의 상징인 샤또 프롱트낙이 보였다. 정말 멋진 랜드마크다. 1893년 지어진 청록색 르네상스 건물인 호텔은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루스벨트, 처칠 등이 여기서 퀘벡회담을 열어 노르망디 상륙 작전을 감행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퀘벡시티에서 가장 호화로운 호텔이라 엄두가 나지 않았는데 겨울 프로모션 중이어서 생각보다 비싸지 않았다. 호텔 내 상점을 둘러보고 비스트로 르 샘 Bistro Le Sam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지하의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 잔을 했다. 깊은 역사 속 풍부한 스토리를 가진 샤또 프롱트낙 호텔은 600여개의 객실이 있다고 하는데 미로처럼 머무는 내내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었다. 


오후엔 페리를 탔다. 퀘벡시티와 레비를 오가는 페리 Québec City-Lévis ferry 인데 퀘벡시티의 야경 명소로 소문이 났다. 세인트 로렌스 강에서 보는 퀘벡은 확실히 달랐다. 눈으로 하얗게 뒤덮인 퀘벡시티와 샤토 프론트낙 호텔의 모습은 감탄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사그락 사그락 강 위에 떠다니는 유빙을 깨고 배가 지나니 마치 북극 원정이라도 온 기분이 들었다. 


올드 퀘벡의 감동은 북미 대륙을 통틀어 가장 오래되고 아름다운 거리 쁘티 샹플랭 거리 Petit-Champlain와 플레이스 로얄 Place-Royale에서 배가 되었다. 예쁜 상점과 카페, 레스토랑, 기념품 가게로 가득찬 쁘티 샹플랭 거리는 유럽의 어느 거리에 있는 것만 같았다. 가게마다 아기자기한 크리스마스 장식들이 예뻐서 자꾸 사진을 찍게 되었다. 


저녁은 퀘벡만의 특별한 맛을 보고 싶었다. 쁘티 샹플랭 거리의 퀘벡요리 맛집 르 라핀 소테 Le Lapin Saute 에서 난생 처음 토끼요리를 주문했다. 토끼는 초기 프랑스 정착민들이 겨울에 사냥을 할 수 없어서 먹기 시작했다고 한다. 생소하지만 보양식 같기도 하고 여행 감성을 자극하는 새로운 맛이었다. 말로만 듣던 푸아그라도 이렇게 맛있는지 처음 알았다. 

여행 DAY-2

겨울 운치 끝내주는 몽모렌시 폭포 & 듀빌광장

여행지에선 더 부지런을 떨게 된다. 샤또 프롱트낙 호텔 바로 앞 쪽으로 400m 길이의 나무데크 뒤플랭 테라스 Terrasse Dufferin로 새벽같이 산책에 나섰다. 길은 군사요새였던 시타델과 영국군과 프랑스군이 격전을 벌인 아브라함 평원까지 이어진다. 겨울인데도 아침부터 개와 함께 조깅을 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뒤플랭 테라스 곳곳에 있는 벤치에 앉아 모피 교역이 활발하던 그 시절의 아침 풍경을 어땠을까 상상해보았다. 


퀘벡시티의 스카이라인과 강 위 풍경을 제대로 만끽하려면 사실 유람선만한 게 없다. 퀘벡에서는 AML 크루즈 AML Cruises 가 가장 대표적이다. 투어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낮에는 퀘벡시티 가이드 크루즈, 그리고 시즌에 따라 거대한 고래를 구경하는 크루즈도 탈 수 있고 화려한 공연을 보며 저녁식사를 하는 디너 크루즈도 있다. 투어는 대체로 5월~10월 사이에 활발하게 운영되지만 겨울에 이용할 수 있는 크루즈는 크리스마스 브런치 크루즈가 있다. 12월 1일부터 8일까지 딱 일주일 간만 이용이 가능한 이 크루즈는 부페 식사와 크리스마스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이 기획되어 있다. 다행히 이 시즌에 맞춰 와서 크루즈를 탈 수 있었다. 


2시간 30분간 남짓 페리 여행을 마치고 내려 선착장에서 가까운 핫초콜릿 맛집을 찾았다. 걸어서 5분 거리인 오베르지 쌩앙투안 카페 Auberge Saint –Antoine 다. 초콜릿이 듬뿍 들어간 프랑스식 정통 핫초콜릿은 지금껏 먹어본 적이 없는 최고의 맛이었다. 달달한 휴식에 추위도 잊은 채 행복함이 밀려왔다. 


퀘벡시티를 한 번 둘러봤으니, 이제 자연 속으로 떠나볼까? 몽모렌시 폭포 Parc de la Chute-Montmorency 로 떠났다. 퀘벡 시내를 벗어나니 차로 10분만에 금세 도착했다. 높이 83m의 몽모렌시 폭포는 세계 3대 폭포인 나이아가라 폭포보다도 30m나 높아 금방 눈에 들어왔다. 

“겨울에 폭포를 찾는다고?”


친구들은 놀라워했지만 그건 몰라서 하는 말이다. 완전히 얼어붙은 몽모렌시 폭포는 여름과는 전혀 다른 장관이기 때문이다. 날씨가 허락하면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 꽁꽁 언 폭포 위로 스릴넘치는 현수교도 건널 수 있다. 폭포 아래로는 안개가 냉각되면서 만든 얼음산 Sugar Loaf 을 오르는 빙벽 등반가들은 이미 재미에 푹 빠진 듯했다. 스노슈를 렌탈해 폭포 정상에 올랐다. 절벽 위로 18세기 영국군 장군이 별장으로 사용했지만 이제는 멋진 레스토랑으로 운영중인 마누아 몽모렌시 Manoir Montmorency가 나왔다. 여름철에는 테라스에서 멋진 식사를 할 수 있다는데 겨울엔 따뜻한 차 한잔 할 수 있는 쉼터가 되었다. 스노슈를 벗고 부페 형식으로 진행되는 선데이 브런치를 먹으러 들어갔다. 브런치는 4월~12월초,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이용 가능하다. 마누아 몽모렌시 주변에는 산책로가 잘 조성돼 있다. 걸으며 저 멀리 오를레앙 섬을 연결하는 긴 다리와 강인지 바다인지 모를 탁트인 전망에 자꾸 감탄이 새어나왔다. 


식사를 하고 다시 돌아온 퀘벡시티는 그 자체가 거대한 겨울 놀이터였다. 샤또 프롱트낙 바로 옆 아브라함 평원에서는 강을 바라보며 달리는 터보건 toboggan이 인기다. 무려 135년이나 이어져 온 전통 놀이란다. 평소 놀이기구 마니아인 내가 그냥 넘어갈 수 없지. 터보건에 올랐다. 와, 이 속도 실화인가. 정말 스릴 넘치는 터보건은 한 번만 타기 아쉬워 다시 줄을 섰다. 아브라함 공원은 규모가 얼마나 큰 지 크로스 컨트리 스키와 스노우 슈잉을 즐기는 사람들도 눈에 띠었다. 눈썰매를 탄 후에는 현지인들처럼 1884 카페에 들러 따끈한 핫 초콜릿 한 잔을 마셨다. 


어릴 때 타봤던 스케이트 스킬도 소환해야했다. 듀빌 광장의 아이스 링크장 Place D' Youville Ice Skate 이 그림처럼 아름다웠던 탓이다. 이토록 아름다운 전경을 품은 야외 아이스 스케이트장은 처음 보았다. 준비 없이 왔지만 스케이트를 빌려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스릴 넘치는 하루의 완성은 역시 맛집 투어다. 여행자들 사이에서 유명한 퀘벡 가정식 요리 전문점인 오 장시앵 캐나디엥 Aux Anciens Canadiens 에 가기 위해 생 루이가로 향했다. 빨강 지붕의 독특한 외관의 식당은 금방 찾을 수 있었다. 17세기 퀘벡 분위기를 재현한 인테리어에 크림소스와 블루베리 와인소스를 곁들인 북아메리카 큰사슴 요리, 돼지 발목 부위 살을 푹 끓인 라구, 메이플 소스에 절인 자두, 삶은 감자와 콩 등 정갈한 요리를 마주하니 퀘벡 현지인 가정에서 따뜻한 환대를 받는 기분이 들었다. 

여행 DAY-3

마법 같은 아이스 호텔에서의 하룻밤

아이스 호텔 Hôtel de Glace 은 퀘벽 겨울 여행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이스 호텔은 겨울에만 볼 수 있는 마법 같은 곳이다. 1월말쯤 개장해 3월말 눈이 녹을 때까지 문을 여는데, 매년 350톤 얼음을 사용해 2개월에 걸쳐 새로 짓는다. 매년 새로운 디자인으로 지어져서 수많이 아티스트와 협업을 한다고 하며 비용도 수십억이 드는 일이라고 했다. 왜 매년 새로 짓느냐고? 이유는 간단하다. 4월이 되면 다 녹아버리니까. 사실 수십 억이 들더라도 전 세계 관광객이 북미 유일의 아이스 호텔을 경험하려고 퀘벡으로 겨울 여행을 온다. 


퀘벡시티에서 아이스 호텔까지는 13km 거리로, 택시를 타면 20분 정도 걸린다. 벌판에 덩그러니 있는 이글루를 생각하면 곤란하다. 아이스 호텔은 발까르띠에 리조트 내에 자리해 있었다. 체크인도 깔끔한 리조트 안에서 이루어졌다. 친절한 직원은 이글루에서 자다가 추우면 따로 리조트 내 방을 따로 제공해준다고 했지만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고 했다. 실제 방은 영하 4~5도 정도인데 바람이 불지 않아서인지 그렇게 춥다는 걸 느끼지 못했다. 

아이스 호텔은 정말 놀라울 정도로 얼음으로 만들어진 다른 세상이었다. 음식을 담는 접시도 의자도 침대도 모두 얼음이었다. 로맨틱한 얼음 채플과 인기 만점인 아이스 슬라이드를 구경한 뒤 분주한 아이스 바에서 칵테일 한 잔을 주문했다. 알록달록 칵테일이 담긴 얼음 잔들이 화려한 조명과 어우러져 운치를 더했다. 아이스호텔에 머물지 않더라도 입장료를 내면 아침 10시부터 저녁 8시까지 방문이 가능하다. 8시 이후는 본격적인 취침 시간이었다. 모피가 깔린 침대 위에 두툼한 침낭에서 자는 것도 꽤 아늑하고 따뜻했다. 퀘벡이 아니라면 내 평생 언제 얼음으로 만든 룸에서, 그리고 얼음으로 만든 침대 위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경험이 가능할까!


아이스 호텔을 운영하는 발까르띠에 리조트의 시설도 뛰어났다. 퀘벡에서 가장 큰 실내 워터파크인 보라 파크 Bora Park에서는 한 겨울에도 따뜻하게 물놀이를 할 수 있다. 이글루와 워터파크라니 이보다 환상적인 조합이 또 있을까! 아이스 호텔 옆 퀘벡주의 유명한 눈썰매장 빌리지 바캉스 발까르티에 Village Vacances Valcartier  역시 흔히 아는 눈썰매장 수준이 아니었다. 눈 덮인 슬로프를 뗏목 Snow rafting을 타고 내려오거나 최대 80km 속도의 튜브 슬라이드를 탈 수 있는 말 그대로 익스트림한 현장이다. 개썰매, 스노슈잉, 스키, 스파까지 모든 겨울 액티비티를 한 곳에서 즐길 수 있으니 가족 휴양지로 이만한 지상 낙원도 없을 것 같았다. 아이스 호텔과 북미 최대의 놀이터를 경험하려면 1박으로는 부족할 것 같다. 

여행 DAY-4

퀘벡 최고의 몽생땅 스키장

현실 속 겨울왕국인 아이스호텔을 뒤로 하고 퀘벡시티로 돌아왔다. 숙소 근처인 파이야르 Café-boulangerie Paillard에서 간단한 아침 식사를 했다. 이미 입소문이 난 퀘벡빵집인 파이야르는 크로아상 맛집이지만 선반을 채운 프랑스식 다른 빵종류도 모두 맛있어 보였다. 현지인들과 여행자들이 어우러져 아침부터 일찍인데도 활기찬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퀘벡시티 근교에서 가장 유명한 몽생땅으로 출발했다. 겨울 액티비티의 꽃인 스키여행이다!


퀘벡 사람들이 제일 사랑하는 스키 리조트 몽생땅 Mont-Sainte-Anne 은 북동쪽으로 40km 떨어져 있는 스키 리조트다. 퀘벡 시내에서 셔틀버스가 운행돼 당일 스키여행지로 딱이었다. 오전부터 스키나 보드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꽤 붐비는 모습이었다. 곤돌라를 타고 정상에 오르니 구름이 발 아래로 보였다. 그림처럼 아름다운 스키장이었다. 캐나다 최대 크로스 컨트리 스키센터가 있는 몽생땅 스키장은 200km가 넘는 트레일을 보유하고 있다. 스키뿐 아니라 스노슈잉, 아이스 카누잉과 개썰매까지 신나는 겨울 레포츠는 다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퀘벡 주에는 몽생땅 외에도 3개의 유명한 스키장이 있다. 퀘벡주 동쪽의 마시프 드 샤를브아 Le Massif de Charlevoix  역시 소문난 스키 명소다. 캐나다 로키 다음으로 아찔한 수직하강을 경험할 수 있어 열정적인 여행자들로 항상 북적인다. 두 스키장보다 규모는 작지만 퀘벡시티에서 20여분 거리인 르 럴레 센터 Le Relais Centre스톤햄 마운틴 리조트Stoneham Mountain Resort 스키장들도 셔틀버스가 운행된다. 북미에서 가장 긴 스키시즌을 가진 퀘벡만큼 스키를 즐기기에 좋은 곳도 또 없다. 설피를 신고 자크 카르티에 국립공원 Parc National de la Jacques-Cartier에서 가장 숨막히는 빙하계곡을 탐험도 가능했다. '퀘벡시티의 대자연'이라 불리는 이 공원에는 얼음낚시, 아이스튜빙, 스파, 스키 등 캐나다 자연을 마음껏 만끽할 수 있는 겨울 액티비티가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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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끈한 온천을 찾아 시베리아 스테이션 스파 Siberia Station Spa로 향했다. 북유럽 숲 속에서 요정들이 즐길 것만 같은 아름다운 풍경에 수영복을 입기 전부터 기분이 좋았다. 피로를 풀어주는 스팀 욕조와 유칼립투스 풀장, 건식 사우나 등 8개의 특색있는 풀장을 하나씩 모두 즐기다보니 시간이 쏜쌀같이 갔다. 겨울 온천만큼 노곤노곤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있을까? 이 곳 스파에서 마음 편히 힐링을 한 후 노르딕 스파는 캐나다 여정에서 꼭 넣어아할 첫번째 리스트가 되었다. 


아드레날린 펌핑하는 하루의 마무리는 크래프트 맥주와 푸틴이었다! 프렌치 프라이에 신선한 치즈와 그레이비 소스를 얹어 먹는 푸틴은 퀘벡에서 탄생한 캐나다 국민요리다. 크래프트 맥주 맛집으로 알려진 브라세리 아르티자날레 Brasserie Artisanale La Korrigane에서 푸틴과 함께 하는 저녁은 치맥도 부럽지 않았다. 늦게까지 열어 야식 먹기 좋은 까스 크라우트 피토르Casse-croute Piettor, 환상의 푸틴을 맛볼 수 있는 쉐 개스통 Chez Gaston, 프리트 알로Frite Alors도 유명한 퀘벡 푸틴 맛집이다.

여행 DAY-5

북미 최고의 겨울축제 윈터 카니발 & 퀘벡 실내 관광지

퀘벡은 1년 내내 축제가 이어지는 도시다. 한겨울 찬 바람에도 아랑곳없이, 사람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와 축제를 즐긴다. 겨울 퀘벡을 세계적인 겨울 여행지로 만들어 준 축제는 퀘벡 윈터 카니발 Quebec Winter Carnival이다. 1894년에 처음 시작된 퀘벡 윈터 카니발은 캐나다에서 가장 오래된 겨울 축제이자 북미 최고의 축제로도 손꼽힌다.


윈터 카니발은 보통 1월말부터 시작해 약 열흘간 열린다. 연중 가장 추운 달에 수많은 여행객들이 윈터 카니발 현장을 찾아 즐기는 모습이 매우 이색적이다. 윈터 카니발은 빨간 모자를 쓰고 새시라는 전통 복장을 한 마스코트 보넘 Bonhomme에게 퀘벡 시장이 통치권을 상징하는 열쇠를 넘겨주면서 시작된다. 퀘벡주의사당을 중심으로 10개의 장소에서 200여 개의 액티비티가 펼쳐지는데 얼음 조각 콘테스트, 개썰매 타기, 아이스 카누, 눈 목욕 등 이색 행사가 다채롭게 열린다. 영하 20도에 비키니를 입고 눈 밭을 뒹굴 용기가 있을까? 추위에 움츠리는 대신 비키니를 입고 즐기는 사람들처럼 진정한 퀘벡 여행은 겨울에서 시작하는 듯 하다. 


CNN이 세계에서 크리스마스를 즐길 수 있는 최고의 도시로 선정할 만큼 겨울의 퀘벡시티는 정말 즐거운 축제가 가득하다. 퀘벡시티의 크리스마스 파티는 독일 크리스마스 마켓 German Christmas Market 과 함께 시작한다. 11월 말부터 12월 말까지 이어지는 독일 크리스마스 마켓은 80개의 키오스크에서 장식품과 목직 제품, 고기파이와 뱅쇼 등을 파는데 바이에른 뮤지션들의 라이브 음악이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연말에 맞춰 여행을 한다면 12월28일부터 1월1일까지 그랑 알레 Grande Allée에서 펼쳐지는 새해맞이 이벤트 New Year’s Eve 도 꼭 가봐야한다. 메가 슬라이드, 회전목마도 타고, 아이스 바에서 칵테일을, 아이들은 마시멜로와 핫초코를 즐기며 퀘벡 전통 음악에 몸을 맡기다 보면 환상적인 불꽃 축제가 마침 시작된다. 단순히 새해맞이 행사가 아닌 하루 종일 즐길거리가 무궁무진한 퀘벡만의 특별한 새해맞이 축제는 버킷리스트에 담기에 충분하다. 

아쉽게도 축제 기간이 아니여서 대신 실내 관광명소를 둘러보기로 했다. 늦은 아침을 먹기 위해 브런치 맛집 르 카페 두 클로쉐 팡세 Le Cafe du Clocher Penche 를 찾았다. 가장 인기 많은 메뉴 연어 타르타르를 주문했는데 쫀득쫀득한 와플과 신선한 햄, 브리, 버섯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퀘벡시티에는 꼭 가봐야할 추천 박물관이 2 곳이 있다. 문명박물관 Musée de la Civilisation과 퀘벡국립미술관 Musée de des Beaux-Arts du Québec이다. 먼저 아브라함평원 서쪽 끝에 위치한 퀘벡국립미술관으로 향했다. 스키를 타고 미술관 관람을 온 사람도 보였다. 퀘벡에서만 볼 수 있는 겨울 일상에 웃음이 났다. 퀘벡국립미술관은 옛 감옥 건물과 신식 건물로 이뤄져 외관부터 독특했다. 가장 퀘벡스러운 미술관이라고 불리는 이 곳은 퀘벡 예술가들의 작품과 디자인들이 총집합해 있었다. 흔히 접하기 힘든 캐나다 원주민인 이누이트 미술을 볼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 문명박물관은 항구가 내려다보이는 박물관 건물도 인상적이고 퀘벡 원주민들의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독창적이고 획기적인 전시를 좋아하는 여행자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원주민 전시를 눈여겨 보는 나를 보며 박물관에서 만난 현지인은 기회가 된다면 퀘벡시티에서 30분 거리의 웬다케 Wendake 에 가보라고 추천을 해주었다. 웬다케에는 한국의 민속촌처럼 유럽인들이 이주하기 전 이 지역에 살았던 부족들의 생활상를 재현한 웬다트 원주민 박물관이 있다고 했다. 진귀한 해양동물을 볼 수 있는 퀘벡 아쿠아리움 Aquarium du Québec도 일정 리스트에 있었지만 박물관에서 여유를 부린 탓에 가보진 못했다. 북극곰과 북극여우, 수달 같은 캐나다가 고향인 동물들을 현지에서 만날 수 있다니 다음 퀘벡 여행 땐 여기부터 들려볼 계획이다. 


여행 DAY-6

오를레앙 섬과 퀘벡의 크리스마스

오늘은 퀘벡시티 근교에 있는 동화 같은 마을, 오를레앙 섬 Ile d'Orléans 으로 드라이브를 떠났다. 퀘벡에서 차로 20분 정도면 도착할 만큼 아주 가까웠다. 오를레앙 섬은 1953년 탐험가 쟈끄 까르티에가 첫 발을 디딘 후 프랑스인들이 최초로 정박한 곳이다. 다리가 놓인 1935년 전까지 고립되어 있어서, 1900년대 초반의 문화와 생활상이 잘 보존돼 있는 섬이다. 수백 년 된 프랑스식 농가와 제분소, 캐나다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 등 크고 작은 볼거리들로 유명하다. 


오를레앙은 여의도의 2배로 강화도보다 조금 작은 섬이다. 그러나 퀘벡의 곡창지대, 퀘벡의 정원이라고 불릴만큼 식재료의 천국으로 알려져 있다. 여름이면 사과, 딸기, 옥수수, 메이플 시럽까지 각종 과수와 농작물이 자라 초록섬을 이루는데 이맘때면 퀘벡시티에서 출발하는 오를레앙 푸드 투어 the taste trail도 인기다. 


겨울에 만난 오를레앙은 그야말로 순백의 시골 풍경이었다. 달콤한 핫초콜릿 향기가 느껴지는 쇼콜라티에 오를레앙 Chocolaterie de L' île d' Orléans을 방문했다. 200년 이상 된 오래된 건물에 초콜릿 가게는 아기자기한 동화 속에나 나올법한 모습이었다. 메이플이 들어간 초콜릿부터 트러플이 있는 초콜릿과 오를레앙 섬에서 유명한 과일과 견과류가 잔뜩 들어가 있는 초콜릿도 있었다. 섬세하게 만들어진 초콜릿 향이 입안 가득 퍼졌다. 과일을 품은 초콜릿 향이 좋아서 기념품으로 여러 개 구입했다. 


쇼콜라티에 오를레앙에서 뜨거운 핫초콜릿으로 달콤함을 채운 뒤 바로 앞에 산책로를 따라 걸어보았다. 호라시오 워커 길 Promenade Horatio-Walker은 얼어붙은 세인트 로렌스 강변까지 이어져 있는데 바람은 찼지만 탁트인 강 풍경이 마음에 들었다.

애플 사이더를 만든다는 사이더리 베제 빌로도Cidrerie Verger Bilodeau를 찾았다. 포도로 아이스와인을 만드는 것처럼 애플 사이더는 사과로 만든 술이다. 사과를 1월말까지 사과나무에 그대로 둔 다음 영하 8~15도가 될 때 사과를 따서 압축한 다음 발효를 시켜 만들어진고 한다. 연 중 내내 무료 시음을 할 수 있다. 


점심 식사는 오를레앙 섬 맛집으로 통하는 라 불랑쥐 La Boulange에서 가볍게 빵과 피자를 먹었다. 돌아오는 길에 보니 넓은 공원에 아이스 스케이트와 개썰매를 즐기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아름다운 오를레앙 섬은 여름에 다시 오면 좋겠다. 그 땐 퀘벡에서 자전거나 스쿠터를 타고 신호등 없는 이 섬을 마음껏 달려볼 수 있겠지.


어느새 여행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었다. 퀘벡시청 앞 커피가 맛있는 라 메종 스미스 Café La Maison Smith에서 잠시 숨을 돌리고 기념품을 구입을 위해 올드퀘벡 거리로 나섰다. 일년 내내 크리스마스를 만날 수 있는 부티크 노엘 La Boutique de Noël은 축제 분위기가 느껴졌다. 나도 모르게 흘러나오는 크리스마스 캐롤을 따라 부르게 되는 이 곳은 크리스마스의 설렘과 함께 멋진 겨울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었다. 스노우볼 등 가족들을 위한 퀘벡시티 여행 선물을 준비했다. 프티 샹플랭 거리에서는 진짜 산타와 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 11월25일부터 12월24일까지 거리를 걷다보면 선물 주머니를 든 산타가 반갑게 인사를 하며 기념 사진을 함께 찍어준다고. 


해가 어둑해질 무렵 추천 받은 씨엘 Ciel 로 향했다. 서울의 남산타워처럼 레스토랑이 회전을 하며 360도 멋진 뷰를 감상하며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다. 벌써 눈에 익은 퀘벡시티가 한 눈에 들어왔다. 반짝이는 도시 불빛을 보며 감동이 밀려왔다. 보고 있으면서도 벌써 그리워질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세상에 이렇게 멋진 겨울왕국이 또 있을까.  


여행 DAY-7

진정한 퀘벡 전통을 찾아서, 슈가쉑

퀘벡 여행의 마지막은 보다 특별한 여정으로 준비했다. 캐나다에서 가장 유명한 특산품인 메이플 시럽 농장 슈가쉑 Sugar Shacks, 불어로는 Cabane à sucre를 방문하기로 한 것. 매년 3,4월 메이플 시럽 농가에서는 수확을 축하하며 슈가링 오프Sugaring Off 축제를 연다. 라이브로 연주되는 흥겨운 음악과 함께 풍성한 홈메이드 음식을 즐기는 전통인데 퀘벡 사람들은 해마다 이 곳에서 봄을 시작한다. 

아직 본격적인 슈가링 오프 시즌은 시작하지 않았지만 리자드 가족 Lessard Family이 운영하는 메이플 농장 Érablière du Lac-Beauport 에서 퀘벡 전통요리와 메이플 태피를 경험할 수 있었다. 퀘벡시티에서 차로 30분 거리로 가까웠다.

길고 투박한 테이블 한 곳에 자리를 잡으니 퀘벡 전통요리가 나왔다. 콩으로 만든 수프부터 빵에 발라먹는 돼지고기와 양파, 각종 향신료로 만든 크레통, 계란, 메이플 시럽 훈제를 한 햄요리와 감자튀김, 소시지 등 식탁은 넉넉한 인심이 느껴졌다. 디저트로 나온 빵을 달달한 메이플 시럽에 푹 찍어 달달한 식사를 즐겼다. 

메이플 태피 Maple Taffy를 만드는 곳으로 이동했다. 태피는 엿처럼 말랑말랑한 사탕 종류를 말한다. 새하얀 눈 위에 따뜻하게 졸인 메이플 시럽을 길게 붓고 굳도록 기다린 후 나무 막대로 돌돌 말아주면 완성! 우리나라 엿처럼 달콤한데 100% 천연 재료로 만들어서 건강한 맛이 느껴졌다. 100년 된 단풍나무에 주석 양동이를 갖다 대어 단풍나무 수액을 채취한 뒤, 오래 끓이면 메이플 시럽이 만들어진다. 메이플 박물관과 메이플로 만든 숍도 있어 구경거리가 풍부했다. 숍에서 가족들에게 줄 메이플 시럽과 버터, 메이플 캔들까지 다양한 제품을 샀다.

이대로 퀘벡의 마지막 날 밤을 마무리하기에 너무 아쉬웠다. 내일 아침이면 퀘벡을 떠나야 하다니 믿을 수가 없다. 빅토리아 시대의 건축물이 남아 있어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퀘벡 시티의 샹젤리제인 그랑 알레 Grande Allée 지역을 찾았다. 꽤 많은 레스토랑과 카페들이 밤을 밝히고 있었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라 피아치 La Piazz 에 앉아 발로 박자를 맞추며 라이브 음악에 심취했다. 겨울의 퀘벡 풍경이 음악을 따라 머릿속에 스쳐갔다. 이보다 아름다운 윈터 원더랜드는 세상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여행 DAY-8

굿바이, 퀘벡

드라마 도깨비 때문에 알게됐던 캐나다의 퀘벡은 겨울에도 정말 매력 넘치는 여행지였다. 불어권 문화와 영미권 문화의 절묘한 조화를 느낄 수 있었고 무엇보다 유네스코에서 등재될 만큼 역사가 깊은 퀘벡시티라는 도시 자체에 있는 것만으로도 영화 속에 들어간 기분이었다. 추운 겨울에도 에너지 넘치는 퀘벡에서 진정한 겨울 왕국을 경험했던 이번 여행은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다.